선발 면접장에 팀장님이 앉아 계셨다| 학술연수 선발부터 컨택까지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후, 가장 먼저 마주한 현실적인 관문은 회사의 '학술연수생 선발'이었다. 아무리 공부가 하고 싶어도 회사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었기에, 공지사항에 뜬 모집 요강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지원 자격은 심플하면서도 잔인했다.
'최근 2년간의 고과 우수자', 그리고 '영어 성적'.
🍀 운과 실력 사이, 서류 전형 통과
다행히 지난 2년은 내 엔지니어 커리어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간이었다. 구글(Google)과 협업하며 그들의 논리적인 업무 방식을 체득하려 애썼고, 부족한 영어 실력이지만 비즈니스 미팅을 주도하며 고객사의 인정을 받아낸 덕분에 고과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
여기에 먼저 학술연수를 떠난 학교 선배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선배의 도움으로 지원서를 다듬으며 막막했던 서류 전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전한다.)
😱 "왜 여기서 나오세요?" 등줄기가 서늘했던 임원 면접
문제는 면접이었다. 보통 임원 면접은 정보가 생명이라 사전에 면담을 통해 예상 질문을 파악하고 들어가는 게 '국룰'이라는데, 나는 그런 정보가 전무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면접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모르는 임원들이라면 적당히 나를 포장이라도 할 텐데, 내 업무 스타일과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라 거짓말은 불가능했다. 질문은 예상대로 날카로웠고, 포장지는 여지없이 뜯겨 나갔다. 면접장을 나오며 '아, 이번 생엔 대학원은 글렀구나'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합격'이었다. 나중에 복기해 보니, 현업에서 느낀 갈증과 석사 과정에서 연구하고 싶은 주제의 '연결고리'를 진솔하게 어필한 점이, 화려한 포장보다 더 점수를 얻었던 것 같다.
📚 다시 펜을 잡다: TEPS와 컨택의 벽
선발의 기쁨도 잠시, 서울대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TEPS 점수와 교수님 컨택이라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했다.
1. TEPS: 뜻밖의 수확
대학 시절 토익 이후 영어 시험은 처음이었다. 걱정이 앞섰지만, 현업에서 수없이 부딪혔던 영어 미팅 덕분인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지원 가능한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역시 언어는 생존 본능과 연결될 때 가장 빨리 느는 법이다.)
2. 교수님 컨택: 거절, 그리고 전략 수정
진짜 난관은 컨택이었다. "무조건 많이 찔러봐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메일을 보냈지만, 처음 두 번은 TO가 없다며 정중히 거절당했다. 오기가 생겼고, 전략을 바꿨다.
전략은 적중했다. 긍정적인 피드백과 함께 사전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렇게 나는 서울대 진학의 9부 능선을 넘게 되었다.
마치며
돌이켜보면 운이 좋았고, 또 그 운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들이었다.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직장인이 있다면 딱 두 가지만 기억했으면 좋겠다.
하나는 영어는 미리미리 해둘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교수님 컨택은 나의 '현재 업무'와 '미래 연구'를 잇는 논리 싸움이라는 것.
다음 글에서는 다음 관문이었던 연구계획서 작성과 면접 준비 과정을 복기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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