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직장인, 내가 다시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

8년 차 직장인 기계공학과 대학원 진학 계기 Engineering Papa

8년차 직장인에서 다시 대학원생으로

2019년, 학사모를 쓰던 날의 나는 다시 공부를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남들처럼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오르고, 주어진 업무를 묵묵히 해내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내게 주어진 전부인 줄 알았다. 그렇게 7년이라는 시간은 느린 듯 빠르게 흘러갔다.

질문이 멈추지 않던 시간들

변화는 우연히 찾아온 협업에서 시작되었다. 구글(Google)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며 마주한 그들의 방식은 생경했다. 집요하리만큼 상세한 질문들, 그리고 논리적인 근거를 요구하는 그들의 태도 앞에서 나는 자주 작아졌다.

당장 돌아올 업무 폭탄을 막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치열함은 나를 조금씩 깨우기 시작했다. 설계 도면 너머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 그리고 내가 만들고 있는 것들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가방끈'의 무게

내공이 쌓였다고 믿었을 때쯤, 애플과 하이닉스라는 거대한 문 앞에 섰다. 최종 면접이라는 문턱까지는 닿았으나 결과는 늘 한 끗 차이의 불합격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내가 느낀 것은 실력의 격차보다도, 학문적 깊이에서 오는 묘한 '가방끈'의 무게였다.
(나중에 소중했던 애플 면접도 기록해야겠다.)

무언가 석사와 박사라는 타이틀이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깊게 자리를 잡았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는 것

간절함이 닿았을까. 회사에서 제공하는 학술연수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100% 파견 형태로 학교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이 시간은, 어쩌면 7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에게 주는 보상과도 같았다.

이제 3월이면 나는 다시 기계공학도로 돌아간다. 기구 설계라는 내 커리어의 연장선 위에서, 이제는 경험이 아닌 학문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나의 이 새로운 여정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다음 글에서는 학술연수 선발 과정부터 대학원 준비 기록을 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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